이걸 먹으라구???

누나가 시집갈때가 됐는지 요즘은 한창 요리연습에 열중입니다

지난번에는 콩나물을 두손 한가득 사오더니 콩나물국을 끓인다고

그많은 콩나물 대가리를 나보고.. ㅜ.ㅜ

그렇다고 요리가 성공적이면 제가 군소리 않고 콩나물 대가리나

다듬고 있을랍니다

우째 콩나물국으로 시작했던 요리가 콩나물 무침으로 마무리되는

사태에 이르니.. -_-


훈 : 누나! 콩나물국에 물이 좀 없는거 같지 않어? -_-

쑤 : 기다려봐.. 아직 초기단계라서 그런거야.. *^^*


젠장.. 요리의 끝이 보여도 제눈엔 콩나물 무침밖에 안보이더군요


훈 : 누나 거봐.. 내가 물이 적다고 했잖아.. -_-;

쑤 : 머가 걱정이야.. 여기다 고춧가루 뿌리고.. 버믈버믈..

훈 : -_-;;


또 한날은 평소에 끓이래도 안끓이던 라면을 끓인다고 봉지를 들고

설칩니다..


훈 : 누나 이번엔 잘할수 있겠지? ㅡㅡ;

쑤 : 그럼 이 누나만 믿어..*^^*

훈 : 누나.. 나 저번에 그 콩나물 무침도 아직 소화가.. 웁..

이제 음식남으면 걍 버리자.. ㅜ.ㅜ

쑤 : 왜 콩나물 무침 맛없었니? 콩나물 볶음 해주까? -_-+


또 청승떨며 그많은 콩나물 대가리 다듬기 싫어서 걍 입닥치고

누나가 하는대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죠

그래도 제법 라면 비슷한 냄새는 나더군요 -_-

라면 봉지 뒤에 적힌 대로만 하면 문제없을 듯 싶었습니다

조금 후 누난 팔팔 끓는 냄비에 라면을 가져오면서..


쑤 : 라.. 라면이 좀 뿔었지? ^^;

훈 : 누나 이거 너구리야? (뒤적뒤적..)

근데 왜 다시마는 안보여? -_-

쑤 : 내가 거기위에 김한장 올려놨자나 다시마라 생각하고

맛있게 먹어.. ^^;

훈 : -_-;;

쑤 : 먹다 모자라면 말해! 더 끓여주께 이번엔 자신있어..

훈 : 누나! 왜 난 누나음식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까?

우리 사이좋게 같이 먹자! 응? ㅜ.ㅜ

쑤 : 누나 오늘부터 저녁은 굶기로 한거 모르니? ^0^;;


애써 맛있는 표정을 지으면 라면을 먹고 또 먹고..

대체 그 많은 라면은 줄어들 줄 모르더군요

먹어도 그대로고 먹어도 그대로고..

하지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누나를 실망시키지 않으

려 갖가지 씨에푸에 나오는 표정을 하나하나 지어가며 전 원더풀을

외쳐되야 했습니다 ㅜ.ㅜ




^0^; 원더풀~~




^0~; 원더풀~~








잠깐광고 -_-;

↙

. . . . . . . . . . . . . . . . . <괴물 요리> . . . . . . . . . . . . . . . .












어느 날인가 회사에서 맨날 늦게 오던 누나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튀어들어 왔습니다

물론 손에는 앞으로 음식쓰레기들이 될 불쌍한 재료들이 누나의 손

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죠..


훈 : 누나.. 오늘의 요리는 머..머야? -_-;

쑤 : 오늘의 요리는 바로 피자.. *^0^*


세상에 라면도 못 끓이고 그 쉬운 콩나물국도 못 끓이는 누나가

피자를 만든다고 하니..

갑자기 그 재료를 다 싸잡아 들고 가출하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

저 구석탱이에서 불끈 솟구쳐 오르더군요..


훈 : 누나.. 오늘은 그냥 집에 있는 밥먹자.. 응?

쑤 : 왜그래.. 저번에는 재료가 신선하지 못해서 그런거 였어

이번에는 확실해.. 한번만 믿어봐..^^

훈 : 누나.. 라면도 신선도 따지냐? -_-;;;

쑤 : 너 오늘 라면 면빨에 파묻혀 볼래!-_-+

훈 : 그냥 피자 먹자.. ㅜ.ㅜ


그래도 제법 재료는 그럴 듯 하게 사왔습니다..

빵.. 피자치즈.. 피망.. 쏘스.. 양파.. 불고기.. 등등등..

누난 앞치마를 메고 손에는 비닐장갑을 낀채 재료들과 함께 부엌

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런 누나가 다시는 부엌에서 안나오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신은 제편이 아니었습니다 덴당할.. ㅜ.ㅜ


한참후 누난 큰 접시에 피자를 산더미처럼 쌓아서 멋쩍은 웃음으로

제게 시식을 요구했습니다.. 아니 강요했습니다.. ㅠ_ㅠ


쑤 : 이번엔 제대로 된 음식이니까 꼭 다 먹어야 돼.. ^0^

훈 : 이 많은 쓰레기를 나혼자서? -_-;;

쑤 : 그럼 어떻하니.. 맛있는 음식 맛봐줄 서방님이 없는데..

훈 : 내가 낼이라도 서방 구해올게.. 이 쓰레기만은.. ㅜ_ㅜ

웁.. 웁.. 웁..


말하는 도중에 쓰레기 하나가 제 입으로 쳐들어 오더군요.. -_-;


쑤 : 어때? 맛있지? ^^


그래 서당개 삼년이면 요리 책도 낸다던데.. -_-;

그냥 누나를 믿는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단지 그냥.. ㅜ_ㅜ

따끈하게 구워진 빵에 잘 덮힌 피자치즈..

에라 모르겠다 하는 생각과 동시에 피자를 한입 베었습니다

입구석 사이로 스며드는 피자의 맛.. 눈물이 날 것 같더군요

드디어 누나가 고생 끝에 먼가를 해내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단지 피자 한입 물었을 때 생각이었을 뿐입니다..

한입을 물고 입을 떼는 순간..

흰 츄리닝 바지로 우두둑 떨어지는 붉은 피자 쏘스들.. ㅠ_ㅠ

입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피자치즈.. -ㅠ-;;

어떻게 된게 피자는 한입 베었는데 피자에 있는 피자치즈는 몽땅

다 제 곁으로 달려들더군요..


쑤 : 어때? 맛있니? *0_0*

훈 : 누나.. 이것도 음식이야! 정말 최악이야..!! -0-+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느새 제 빌어먹을 주둥이에선..


훈 : 최.. 최고야.. -0-;;


라는 말이 불쑥 튀어 나와버리더군요..


쑤 : 훈아.. 이거 다먹고 말해 누나가 또 꾸어주께 ^0^


그날밤 전 잠을 자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훈 : 어떻게 하면 저 앙마를 하루빨리 팔아버릴수 있을까?


ㅜ_ㅜ;;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전날 밤 먹었던 느끼한 피자 때문에 속이

미식 미식 거리더군요..

미식거리는 속을 달래려 물을 마시러 방을 나왔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고 고개를 드니 누군가가 부엌에서 낯설지 않은

냄새가 흐르는 음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누나였습니다.. ㅜ0ㅜ

그 앙마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아침까지 피자를 굽고 있었던 것입니

다..

차가운 공기에 부엌에서 흘러나오는 느끼한 피자 냄새..

뱃속 깊숙한 어딘가에서부터 오로바잍이 밀려 올라옵니다

하마터면 냉장고에 고개를 쳐박고 쏠릴뻔 했습니다 웁.. 웁...

우웨웨웩!! 끄어어억!! ㅜ_- 찔끔..

화장실에서 간신히 뱃속을 달랜후 정말 불쌍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이정도 되면 측은한 저를 보며 누난 깊은 반성을 하고 다시는

음식세계에 발을 내밀지 않으리 하며 저의 목을 부여잡고 마구

울어야 할텐데..

누난 제 목을 부여잡고 또다시 피자 먹을래 안먹을래 협박을 하더

군요.. ㅜ_ㅜ


훈 : ....

쑤 : 훈아 기대하시라! 오늘의 아침은.. ^^

훈 : 오늘의 아침은.. ㅜ_ㅜ

쑤 : 피자! ^0^

훈 : 누나 솔직히 나 어제같은 피자는 도저히 감당하기가..

쑤 : 걱정마! 그럴줄 알고 오늘은 새로운 피자를 만들었어..^^

훈 : 새..새로운 피자? ㅜ_0?

쑤 : 짜잔! 오늘은 피자에 피망을 얹었어.. 다먹어야 돼! ^0^


피자에 피망 얹는게 머가 새롭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꺼라 생

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건 새로운 피자였습니다

피자하나에 피망 반토막이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그런 피자.. 흑..

들어나 보셨습니까.. 피망이 주인공이고 피자가 엑스트라인 그런

음식을..

먹어나 보셨습니까.. 피망에 덮혀 피자가 안보이는 그런 피자를..

그날 아침을 먹고 제가 먹은 피망의 개수를 세어보니 피망이 모두

일곱 개가 되더군요.. ㅜ_ㅜ

젠장!! 그니까 피자는 14조각을 먹은 셈이죠.. TOT





오늘도 역시 누나의 음식낭비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괴물 요리를 만들고 짜짠하고 나타날지.. ㅜ_ㅜ


쑤 : 오늘은 김치찌개야..^0^

훈 : 김치볶음이구나.. -_-;;



저기.. 이건 말안할려고 했는데.. 그거 아십니까..

우리 누나.. 요즘은 자기두 요리책 낸다고 난립니다..-_-;;



-절대 못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