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 기 동 생 !!

요즘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라고들 하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ㅡ.ㅡ; 내 여동생에 비하면 영화 속 전지현은 반쪽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내 동생. . .

내 동생이 초딩 2학년때였을 것이다...

(나와 내 동생은 2살 차이 난다)

여름이었는데... 동생은 그때 친구와 떼거지로 몰려 오더니 집에서 엄청나게 시끄럽게 놀았다.

그러더니 날 갑자기 크게 부르는 것이었다.

"언니이!!"

"왜!!"

"나랑 내 친구가 딸기 우유 먹고 시퍼!"

"가서 사 먹으면 되잖아!!"

"돈 엄써."

'나도 돈 없어!! 기냥 먹지마!!" 라고 말한 뒤 동생의 친구들을 한번씩 야리고는 하던 일을 했다

(당시 2학년들에게 4학년이 쳐다보면 죽는 것 같이 무서버따. ㅡ.ㅡ;)

방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한 동안 조용하더니... 갑자기 "야~ 진짜 맛있다!!"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저것들이 돈도 없다며 어떻게 사 먹었을까, 싶어 고개를 내밀고 본 나는..

내 동생이 머리가 좋은건지, 엽기적인 건지 알 수 없었다.

딸기를 갈아 먹는 것도 아니고... ㅡ.ㅡ; 팥빙수 만들때 쓰는 딸기 시럽을 우유에 붓고,

거기다 수돗물을 약간씩 넣어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 딸기우유 비스므리 한 것을 마시고 있던

것이었다. 내 동생은 평소 잘 씻지도 않는게 손가락으로 어찌나 야무지게 저어 주는지...

동생의 친구들은 잘도 받아먹었다. -_-;;;;;


그리고... 내 동생이 4학년때... 내 동생이 울면서 날 찾아왔다. 당시 6학년이었고, 사실 그때만

해도 애들한테 말빨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던 나...ㅡ.ㅡ;; 동생이 울면서 말했다.

"언니.. 흑.. 흑... 있자나... 우잉..."

"야, 너 왜 그래?"

"울반에 김XX가 나 때려써.. 으헝.. 으헝.."

김XX? 그 넘은 내가 그렇게 시러하는 모모양의 동생이 아니었던가... 그때 난 굉장한 분노에

모모양을 찾아갔다. 동생의 손을 꽉!! 잡고...

"야!! 김XX!!"

"어? 왜?"

"야, 이 씨팔뇬아!! 니 동생 김XX가 내 동생 패갖고 얘 울잖아!!"

"..."

"씨발... 니 동생은 어떻게 생겨먹은 애가 여자애를 때리고 그러냐? 하긴... 지 누나한테.. 뭘

배웠겠어? 지 누나도 대갈에 든거도 졸라 엄써..."

여기까지 나왔을때 나는 볼 수 있었다. 화가 나서 덜덜 떠는 모모양을... 그리고...

모모양이 내 뺨을 갈겼다. 좆나 아팠다!! 하지만 난 그 다음에 모모양이 하는 말때문에 암소리도

못하고 그냥 울 교실로 와서 쪽을 감당해야했다. 모모양은...

"너..!! 내가 이런말 까지는 안할려고 했는데!! 니 동생 변태 아니야!?! 내 동생 포경수술해갖고

그러는데 니 동생이 뒤에서 똥침했다잖아!!"

...난 밀려오는 민망함과 쪽팔림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날 내 동생 집에 가서

좆나 뒈지게 맞았다. . .


내 동생이 6학년때... 학교에서 아이큐 검사를 했다고 그랬다.

내 아이큐는... 139.. 난 나름대로 아이큐 가지고는 기죽지 않으며 살았다.

내 동생이 아이큐 검사 결과를 들고 온 날... 나는 경악을 했다.

164라는 아이큐가 찍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 동생의 창의성 부문은... 천재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 동생이 하는 말에 난 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언니, 나 죽이지 않냐?"

"어.... 도..저히..."

"있자나~ 엄마나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말거~ 키득.. 이거 내가 객관식은 다 찍었다~

네모난 지우개에다가 1, 2, 3, 4 적고.. 그거 던져갖거.. 진짜 대단하지?"

"...그럼 창의성은...?"

"아~ 그거? 문제가~ 너무 쉽드라거. 으흐흐흐... "

"뭐..였는데?"

"성냥개비 12개 갖고 아무 글자나 모양 만들기. 여러개 적어두 됨"

"너... 뭐 만들었는데?"

"나? '바보' , '유방'!"

"ㅡ.ㅡ; 유방을 어떻게 성냥으로 만들어...?"

"그거? 이응은, 성냥개비 한개 뽀사서 양쪽으로 놓고 그니까 이응한개 만들면 성냥개비가 두개

들어가지. 그렇게 하고 ㅠ는 성냥개비 하나 뽀사서 밑에 달고..."

...수많은 글자와 모양중에 만든 글자는 왜 바보와 유방이란 말인가... ㅡ.ㅡ;;

그리고... 그걸 천재수치로 기록해준 사람은.. 변태란 말인가...?!


내 동생이 중1때...

난 중 3이었다... 난 고1때부터 맘잡고 공부했고 그때까지는 상상을 못할 정도였다.

그때 무진장 열받은 날이 있었는데... 1학년 아무나 골라서 열라 밟아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1학년이... 하필이면 동생의 친구였던 것이다.

엄마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고 내 동생도 전혀 몰랐다.

우연히 내 동생은 그걸 목격하고는 바로 "엄마가 알면 언니 죽을껄?! 난 엄마한테 말할꺼야!!"

라고 외쳤다. 난 내 동생한테 거의 빌다시피 했다. 뭐든 다 해주겠다고...

하지만 동생은 끝끝내 넘어오지 않고 "다 불어버릴꺼야!"라는 외침을 남기고 집으로 갔다.

난 집으로 들어가는게 너무 무서워서 친구집에서 한참 놀다가 10시 넘어서 집에 들어갔다.

가니까 엄마와 아빠가 무진장 열이 받아 있었다.

난 이미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자 마자 엄마가 말했다.

"신XX!!!! 너 어떻게... 너..."

"엄마, 잘못했어. 응?? 앞으론 안 그럴게여~" 그러면서도 난 동생을 야렸다.

아빠는 소리를 질렀다. "넌 믿었는데!! 정말!! 어이가 없구나!!"

"아빠.. 다신 안 그럴께. 응?! 응?! 나 다시는... 나 다시는 애들 안 건드릴게. 절대로... 절대로

애들 안 밟을게... 응??"

"그게... 무슨 소리냐...?"

"어?"

"애들을 밟어?"

... 동생이 말한건... 내가 애들을 패고 있다는 사실을 불어버린게 아니었다.

당시 14만원짜리 운동화를 엄마 돈 몰래 땡쳐서 샀었다. 중 3이.. ㅡ.ㅡ;

동생은 내가 애들 밟는 것은 전혀 상관 안하고 애들을 밟을때 제 눈에 띤 그 운동화를 산

사실을 일렀던 것이다. T^T 난 그 날 운동화를 산 것과 더불어 애들을 밟았던 사실을

스스로 불어서... 졸라 많이 맞았다. 그 이후로... 맘 잡고 공부하게 되었다.

내가 본 동생의 가장 엽기적인 모습은... 아마도 ....

동생은 god를 무진장 좋아한다. 난 신화 광팬이다.

god 3집이 나왔을때 동생은 잡지에 들어있는 브로마이드와 그냥 파는 브로마이드를 잔뜩

사서 자신의 방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했다.

난 그게 끝인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내가 칼 빌리러 동생한테 갔었다.

"야, 신XX!! 칼........ 헉!!!!!!!!!!!!!! 너 미쳤냐!!!"

내가 본 것은... god 박준형 옆에 선 사람의 자리가 없었다... 약간 남아있는 머리 모양으로 봐서

아마도 윤계상이었던 것 같은 사진... 원래 윤계상 사진이 있던 자리에는... 자신의 전신 사진을

대신 붙여놨었다. ㅡ.ㅡ; 온 브로마이드가 그랬다... 동생은... god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박준형을 가장 좋아했던 것이다. -_-; 브로마이드마다 풀자국과 칼자국, 그리고 테잎이 지저분

하게 번쩍 거렸다. 그러나 아주 흡족하게 동생은 사진들을 바라보며

"언냐, 예쁘지 않나? 언니도 신화 나오거등~ 이민우 옆에다가 그래 해놔라."

(난 민우를 가장 좋아한다.). . . . . .

이게 끝이 아니었다... 몇달전, god 박준형이 한고은과 사귄다고 그러고 퇴출까지 나왔을때 쯤.

새벽에 목이 말라 1층 주방으로 물을 마시러 나온 나는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동생은... 깜깜한 주방에 불도 켜지 않고 앉아... 머리는 광년 산발하듯 풀어헤치고...

자신이 2학년쯔음 만든 작품을 울면서 또다시 만들어 먹고 있었다...

유난히 딸기 우유를 좋아하는 동생... 딸기시럽과 수돗물과 우유의 합성작품인 '그것'을 또다시

만들어 휘휘 저어 먹고 있었다.. "흑.. 흑. 언니... 딸기 우유가 엄따... 이거두 마시써. 먹을래? "